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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사례

 
복정고 교육경제공동체 사회적협동조합

먹을거리가 풍성해지는 10월, 아낌없이 주는 자연과 건강한 먹을거리는 나누는 마음을 닮아 있는 것 같은데요. 이번 협동조합 뉴스레터에서는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 만들어가는 친환경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복정고 교육경제공동체 사회적협동조합을 소개합니다.

복정고 교육경제공동체 사회적협동조합은 전국 제1회 학교협동조합 모델입니다. 학생들 스스로 매점의 운영에 참여하며 건강한 먹을거리, 나눔과 배려, 소통의 가치를 공동체교육으로 실현하고 있습니다.

“우리 협동조합은 나무, 학생들은 꽃이다.”


Q. 복정고 교육경제공동체 사회적협동조합은 어떤 이유로 만들게 되었나요?


우리 학교는 신설학교인데 학교 내에 매점이 없었고 주변에 먹을 것을 파는 상점도 전혀 없었어요.
학교 주변 자판기에는 불량식품과 탄산음료만 팔고 있었고요. 친환경 매점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된 선생님이 제안하셔서, 학생,학부모, 선생님 세 주체가 친환경 매점을 만들자고 모였습니다.




Q. 전국 제 1호 학교협동조합이라고 하던데요. 생소한 분야의 협동조합을 어떻게 알고 진행하셨나요?


처음부터 협동조합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시작한 건 아니에요. 사업을 주도하신 선생님은 초반에 친환경 매점에 대한 고민만 있었어요.
마침 성남시에서 협동조합 및 사회적 경제 지원을 많이 하고 있어서 사회적협동조합을 준비하게 되었어요.
학교란 상황에 맞는 학생조합원 제도를 적극적으로 고민하자고 했어요. 매점 및 먹을거리 부족의 문제점은 학생들이 제일 많이 느끼는 있으니까요.
친환경매점이 들어온다 하니깐 학생들이 좋아하며 조합원으로 가입을 많이 하더라고요. 이때 발기인이 되었던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많은 홍보활동을 하였어요. 외부의 도움을 받으며 개념이 잡혀갔죠. 성남시와 경기도 교육청,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업무협약을 하고 법인설립과 매점 시설 및 창립총회 과정에서 많은 부분을 지원해 주셨어요. 덕분에 교육부 설립인가를 받아 친환경 학교 매점을 운영 할 전국 제1호 학교협동조합 모델이 탄생하게 된 거죠.



협동조합 설립과정에서 학생들의 활동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나요?


설립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분과를 나누어서 활동했어요. 공간을 책임지는 분과는 대학교 매점도 직접 방문하면서 인테리어 조사를 하였고요.
교육분과는 교육홍보를 맡아 일반조합원 모집에 힘썼고요. 또 물품선정위원회를 만들어 학생들이 모든 제품을 시식한 후 입점 될 물품을 결정하는 활동을 했죠. 이 모든 과정에 담당선생님이 지원을 해주셨어요.
솔직히 학부모들은 회의에서 진행과정만 파악하는 수준이었고,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컸어요. 학생들 의견을 따라서 진행을 한 거죠.

매점과 커뮤니티 공간의 이름도 수차례 기획회의를 거치고, 복정고 전교생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해 이름을 지었어요. 매점은 ‘복스쿱스(Bok’s Coops)’로 결정되었고, 매점 옆 공간은 ‘복덕방(福德房, 복과 덕이 있는 공간)’으로 이름 지었어요. 복덕방도 공간기획팀이 추진한 공간이에요.
매점 옆에 사용되지 않는 공간을 학생들이 어떤 공간으로 활용하면 좋을지, 많은 학생들이 골고루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했던 거죠.



Q. 학교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학교 매점은 다른 일반 매점과 어떤 차별성을 가지나요?


친환경적인 먹을거리 판매로 바른 먹을거리 교육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일반 학교 매점은 높은 사용료도 내야하고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이 주목적이라 성분 표시도 안 된 낮은 원가의 불량식품을 많이 팔아요. 우리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탄산음료도 없죠. 저희 매점은 이윤만 추구하지 않아요.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운영방식도 아니에요. 학생 스스로 매점운영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점이 다르겠죠. 무엇보다 협동조합 운영에 직접 참여하고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면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교육의 장을 만들 수 있죠.
그리고 협동조합 운영 수익금은 다시 협동조합으로 환원해 장학사업 등 학생 복지를 위해 쓰이고 있죠.

친환경먹을거리를 판매하는 매점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송_ 탄산음료에 길들여져 있는 아이들은 교칙을 어겨가며 학교 밖 자판기를 찾아요. 탄산에 대한 불만이 가장 많아요. 처음에 학생들의 반응은 솔직히 별로였어요. 지금은 “왜 그건 안돼요?”라고 물으면 옆의 아이가 “색소가 있으니 되겠냐?”라며 스스로 답을 내려줘요. 그래도 바자회 때 학부모님들이 간식을 넣어준다고 하면 “친환경먹거리는 매일 먹으니깐 피자랑 콜라 좀 넣어주세요.”라는 아이들도 있어요. 아직은 완전히 식습관을 바꿀 수는 없죠.
올해 여름, 이사회에서 빙과류를 일반제품으로 할 건지 친환경제품으로 할지 결정을 내려야했습니다.
매출 및 냉동고 무료 제공을 위해선 일반제품으로 정하고 싶었죠. 하지만 학생이사들의 친환경제품에 대한 의지가 굳어있어 어른들보다 더 원칙적으로 결정하더라고요. 학생이사들의 적극적인 홍보활동 전제하에 친환경아이스크림 입고를 결정짓고, 냉동고를 겨우 구해 지금 친환경 빙과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모두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나요? 조합원 활동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가입을 원하고 출자금을 내면 가입이 가능해요. 그렇지만 매점을 이용하는 모든 학생이 조합원은 아니에요.
조합원이 비조합원이나 똑같이 매점을 이용할 수 있어요. 그러면 조합원 학생들에게는 차별성을 둬야하는데 어떤 혜택을 줄 것인가 아직 고민 중이에요.
비조합원이라고 학교 매점을 이용할 수 없게 할 순 없잖아요.
지금은 분과위원회 활동의 자격조건 외에는 별다른 혜택이 없어서 작은 것이라도 1년에 한 번씩 선물을 주려고 해요.

창립 총회 당시에는 학생․학부모․교직원으로 구성된 17명의 조합이사, 학생분과위원 50명 등 모두 350명이 조합원으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출자금은 한 구좌 5,000원이구요. 학생들 용돈으로 해결되는 금액이죠. 보통 학부모님은 2-3구좌를 출자하시구요.
이사회는 정기총회에서 선거를 통해 당선된 조합원이구요. 학생분과위원회 활동은 학생 조합원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분과활동을 할 수 있어요.


학생 분과위원회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가 봅니다.


황_ 우리학교 협동조합의 꽃은 학생 분과위원회입니다. 중요한 의사결정은 각 분과위원회 학생이사들도 참석하는 이사회에서 내리지만, 협동조합의 다양한 활동은 분과위원회에서 펼쳐집니다.
공간기획분과, 사업기획분과, 교육분과, 홍보분과로 활동하고 있어요. 협동조합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경험해 보는 것이에요.
학생들의 필요에 의해 사업을 만들고, 주위사람들과 의견을 조율하고, 가치를 책 속에서만 찾는 것이 아니라 삶속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연습을 하는 시간들이죠. 이 학생들이 사회에 나간다면 협동과 상생을 위한 삶이 낯설지 않을 거예요. 분과위원회 활동이 가장 큰 도움이 되죠. 학들의 주도적인 활동이 주축이 되고 학부모나 교사는 그 활동을 지원만 해주죠. 처음엔 학부모의 적극적인 조합 활동을 끌어내려 했지만 호응도도 낮을 뿐더러 우린 학교잖아요.
학교에 맞는 학생들의 활동을 중요시 하게 되었어요. 따라할 수 있는 모델도 없고 각자 꿈꾸는 협동조합의 모습이 다르지만, 스스로 부딪히면서 만들어가는 것, 힘들지만 이것이 우리 협동조합의 장점인 것 같아요.


교육경제 공동체란 이름에 걸맞은 활동을 하고 있네요. 사회적 협동조합으로서 어떤 사회적 미션을 수행하고 있나요?


아직 사업초기라 시행된 사업보다는 계획이 더 많습니다. 공동구매, 장학사업, 문화·나눔 체험학습을 추진하고 있어요. 매점 수익금은 학생 복지를 위한 다른 사업들을 위해 사용하게 되는 거죠. 우리의 비전이 ‘건강한 생활을 나누는 학교, 실천 나눔과 배려’이거든요. 교복 물려주기 사업, 아침밥 클럽도 기획하고 있어요. 학생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같이 구매하고, 나눔의 시간을 갖기 위한 아나바다 행사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매점을 이용하고 싶지만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지원하는 사업도 고민 중입니다.
이 사업의 가장 중요한 점은 받는 아이들이 마음 다치지 않게 지원을 해주는 것이겠죠.


조합원 교육은 학생조합원만 하나요? 학부모 조합원은 어떤 내용의 교육을 받나요?


송_ 작년에는 협동조합 교육을 협동조합 7원칙에 대한 교육과 사례중심으로 하였어요. 게임이나 조별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토론도 많이 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학교협동조합은 해마다 졸업생이 배출되고 새로운 신입생조합원이 입학을 하는 특징이 있어서 협동조합 기본교육은 해마다 유지되고요.
학부모 교육 강좌도 잡혀있어요. 조합원대상으로만 하는 건 아니고요. 식품첨가물 등 친환경 먹을거리에 대한 교육을 많이 해요.
학부모의 관심은 학생들의 건강에 집중돼 있어서 협동조합에 대한 내용은 조금씩 풀고 있어요.



학생들과 하나씩 체계를 세우는 과정이 흥미롭네요. 지금까지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생활협동조합의 이사로 있은 경력으로 학교협동조합 매니저를 제안받았어요. 그런데 막상 와보니 아무런 시스템도 안 갖춰져 있었어요.
매점운영에서 현금관리, 재고관리, 학생들에게 맞는 결제 시스템 등 학교에 맞는 전체 그림을 고민해야 했어요.
학생, 학부모, 교사 등 다양한 구성원의 다른 생각을 맞추어가는 것도 힘들었지만, 모든 구성원이 계속 바뀌는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조합을 이끌어가는 것이 고민스러웠죠.
우리는 사회적 협동조합이에요. 수익이 나면 무조건 학생들의 복지를 위한 사업을 펼쳐야하는데 친환경제품의 원가가 너무 높아 수익이 많이 나지 않아요. 매점을 유지하는 인건비 정도만 남죠. 그래서 협동조합 모델발굴 지원사업에서 도움을 받았죠.


함께 만들어가는 조합원들도 많은 변화를 겪은 것 같아요. 조합원 외의 학교의 다른 구성원들에게도 영향을 주었을까요?


복정고에서 정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을 만나면서 그 아이들에게 좀 더 안정감을 주고 싶더군요. 선생님들하고 친한 아이들도 많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도 어른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해요. 그래서 엄마의 느낌으로 아이들을 맞이하고 얼마든지 편하게 얘기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굳이 무엇을 사기 위한 것이 아니어도 쉬는 시간마다 와서 얼굴을 비추는 친구, 친구와 다툰 얘기를 하고 가는 친구, 알바하다 다친 얘기하고 가는 친구 등 사적인 얘기를 하고 가요. 심지어 기다리다 삐쳐서 가는 친구들도 있어요.
욕하고 싸우고 징계위원회에 올라가는 학생들도 여기 와서는 굉장히 순해요. 우리가 관심을 보이면 험한 얼굴이 사라지고 예쁜 표정을 지어요. 아이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너무 좋아요.

우리 학교가 변두리에 위치해 있고, 신설학교여서 이렇다 할 성과가 없어 입학배정을 받으면 실망하는 아이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학교 협동조합활동으로 이름도 많이 알려지고, 아이들의 활동모습이 특색사업으로 매스컴도 많이 타면서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시범사업으로 제1호 학교 협동조합으로 지정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되었죠.
협동조합 분과위원회 활동이 적극적이고 활기찬 교내 활동으로 견인해 내는 것 같아요.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의지들이 다른 동아리 활동이나 학교활동에도 적용되는 거죠. 학생들의 참여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졌어요.




협동조합을 꾸리면서 외부적인 정책이 필요했거나, 아쉬운 점이 있었나요?


이사회가 꾸려지고 등기를 하려면 학생들은 미성년자라서 양쪽 부모의 동의서가 필요해요. 그런데 요즘은 한부모 가정이 많고 또 한쪽 부모가 연락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서 동의서 받기가 힘든 아이들이 있어요. 결국 한부모 가정인 학생은 등기이사임에도 불구하고 서류를 준비하지 못해 등기를 하지 못했습니다. 학교라는 특수한 상황을 이해시키고 등기를 부탁드렸지만 법적으로 어쩔 수가 없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물론 활동하는데 아무런 상관없지만 법적으로 이사라고 인정받으며 자부심이 생기는데, 가정상황으로 등기이사로 올라가지 못한다는 사실에 아이들의 마음이 다치는 거죠. 학교협동조합이 활성화된다면 특례법으로든 고민을 해주셨으면 해요.
공모사업 지원하면서 발표를 할 때 들은 질문이 ‘수익성이 있는 사업인가’입니다. 돌아와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우리가 파는 건 주식이 아니라 간식이에요. 아무리 친환경적인 식품이지만 간식인데, 높은 수익내자고 아이들에게 자꾸 먹으라고 할 순 없죠.
그리고 용돈으로 사먹는 학생들의 주머니도 생각을 해야죠. 더군다나 우린 사회적 협동조합이잖아요.
경제적 수익보다는 사회적 가치 실현의 사업성을 더 고려해야하지 않을까요? 오히려 학교든 관공서에서 공익성을 띄고 있는 업체나 사회적협동조합 등에게는 임대료를 무상으로 해주거나 저렴하게 해주면 좋지 않을까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에게 무조건 요구할 순 없는 일이잖아요.
그것만 해도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주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는 거죠.